# 청춘 사랑 이야기하다.


참,
나를 반성하게 하는 책입니다.
나를 돌아보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자기계발 책들도 많이 읽어봤지만, 이 책은 이론서와는 또다른 관점에서 개인의 인생을 바라본 감성적인 통찰이 돋보였습니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꿨던 강세형의 라디오 에세이.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데, 평소에 우리가 늘 갈등하던 내용과 아주 많이 닮아있다는 사실에 깊은 공감이 다가옵니다.

“ 나보다 백배는 더 잘 쓰는 친구들,
  나보다 백배는 더 좋은 영화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세상엔 그런 사람들도 있는 거고 나도 있는 건데
  나는 종종 그걸 잊는다.

  나는 그저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나가면 되는 건데
  나는 종종 그걸 잊는다.”
                                                        본문 249쪽. 


우리들 또한 막연하게 계속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가치는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텐데요.

 

이 책은 사색을 좋아하고, 복잡하고 뭔가 뜻대로 안풀리는 빠른 세상 속에서 한걸음 쉬어가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 아무리 옆에서
 '넌 그것밖에 안돼, 그냥 포기해'라고 말한다 한들
  반대로 '이대로 포기하지마.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
  한 들 내 자신의 한계는 나만 알고 있다.

 '난 결국 이것밖에 안되는 건가, 여기까진 건가?'
  나조차 또 이런 생각이 들때
  그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건 결국 믿음.
  나에 대한 믿음, 자신감이다.

  실패, 좌절.
  이런 것들이 한두번도 없는 삶은 없을 거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그것들을 넘어서느냐, 넘어서지 못하느냐.”

                                                  본문 335쪽.

 

 우리는 지금의 내 나이에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 저마다 무언가를 열망하며 근거도 없이 미래를 낙관하기도,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 왜 지금의 나는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못할까 자책하면서.
그런데, 이 구절은 참으로 묘한 안도감을 줍니다.

“   - 세상은 참 살기 힘든 거죠?
   열일곱 소녀가 어른에게 물었다.

    - 열일곱 나이로 그런 말 말아라.
  어른이 대답했다.

    - 열일곱도 세상은 살기 힘들어요.
  소녀가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독백.
    - 나는 지금 열일곱의 세상밖엔 볼 수 없으니까.”

                                                     본문 18쪽. 


 

또다른 페이지에 나만의 공감 구절이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 내게도 한떄는
  책을 먹어치우듯 읽던 시기가 있었다.
  분명 그때의 내 독서법은
  읽는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한,
  허기진 사람이 게걸스럽게 음식을 탐닉하듯
  정말 먹어치우는 듯한 현상이었다.

  아마도 그때의 난
  내가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남들에게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렇게 먹어치우듯 빠르게 나아가지 않으면
  이미 나보다 훨씬 앞서 걷고 있는 사람들을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본문 32쪽. 

자기 머리속에 딩~ 하며 종이 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무식하다는 생각이 드는 희한한 개체입니다. 그래서 더 알고싶고, 더 읽어야 할것 같은 초조함도 살짝 들게 합니다. 그런데, 결국 그게 뒤처진 것 같은 불안함에서 나온 욕망이라니~~

늘 욕심만큼 안되고,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서 괴로운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의 비망록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강세형 라디오작가의 자기 이야기인듯 남의 이야기인듯, 써내려간 라디오 에세이.
백수시절과 실패한 사랑, 학원 다니며 꿈꾸던 시나리오 작가의 길.. 모든 그 에피소드 속에서 어쩜 섬세한 마음의 갈등과 괴로움을 기록할 수 있었는지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강세형
출판 : 김영사 201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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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osaria.tistory.com BlogIcon 행복전하기 2011.06.20 1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잘 쓰여지고 있는 곳에서 만족하면서 지내는게 가장 좋은거 같아요.

    전 전업주부만 하고 있어 가끔은 워킹맘 이라는 타이틀도 생각을 해요.
    하지만 제 성격에 제 주변 환경에 전 엄마로서 가장 잘 쓰여지고 있기에
    생각만 하다가 그만둡니다.
    그래도 전 작은아이가 10살쯤 되어서 정말 엄마에게 독립이 된다면 조그마한 꽃가게 하나 열어서 취미삼아 쉬엄쉬엄 일하면서 노년을 맞는게 계획입니다..^^

    하늘님의 리뷰는 언제 읽어도 참 좋아요.
    날씨가 많이 덥죠..
    부산(?)은 더 덥지요??
    건강ㅇ한 여름 나세요~

    •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1.06.21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제자신의 쓰임새가 불분명해요~ 아마 육체적으로 게으른거 때문에 살림이 늘 만족스럽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ㅋ
      나는 늙으면 뭘할까~ 그게 늘 고민인데 텃밭가꾸고 찻집하면서 살까 싶기도 하고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이런 글도 계속 쓰고 싶고요~~ ^^

  2. Favicon of http://valetta.tistory.com BlogIcon 오늘과다른내일 2011.06.21 0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예시로 적어주신내용이 전부 저하고 일치하네요..어찌 나하고 그리 똑같은지...저도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군요..내용들이 가슴에 크게 와닿네요..서점에 들러야 겠습니다..좋은 책 정보 감사드립니다..

  3. Favicon of http://pinksanho.tistory.com BlogIcon pinksanho 2011.06.22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불안하기때문에... 상당히 속마음 같은 구절이예요 ㅎㅎ
    은근 욕심은 있는데 하면서 더 잘하는 남을보면서. 압박을 느끼게되더라구요.
    내가 하고싶은걸 하면되는데 ㅋㅋ. 요책 왠지 한번씩 좌절을 느낄때 읽어주면 괜찮을거같네요 ㅠㅠ

    •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1.07.02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내면의 정서를 살펴보는 걸 좋아하고, 사색을 좋아하면 좋은 책이 될것 같아요.
      무슨 책이든 읽으면 어떻게든 다 도움이 되니까요.. ^^

  4. Favicon of http://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1.06.22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서점에서 본 책인데 정작 집어든 건 다른 책이네요.....
    멋진 리뷰를 통해 책을 다시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49쪽 구절이 공감되네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Favicon of http://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1.06.23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른이 되려면 먼 것 같습니다. 궁금해지네요. ^^

  6. Favicon of http://dangjin2618.tistory.com BlogIcon 모르세 2011.06.26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시간이 되세요

  7. Favicon of http://doling.tistory.com BlogIcon 돌스&규스 2011.06.27 1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8. 주이 2011.09.11 0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7 살 소녀의 독백은 강경옥 만화가가 쓴 " 17 세의 나레이션" 이라는 만화에서 나온건데.. 출처가 잘 적혀 있나요??

  9. BlogIcon 나는 다만, 2013.01.09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강세형 작가의 3년만의 신작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가 출간되었음을 알려드려요~
    강세형 작가 특유의 공감 에너지가 가득한 책이랍니다.^^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하시면 어여쁜 '양장 포스트잇'도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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