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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 정치

2040의 행복정의 - < 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

요즘 서울시장의 박원순씨 당선에 대해 여권 정책에 일대 파란이 불것으로 예상됩니다. 복지에 대한 40대 이하 국민들의 열망에 대해 강력한 보수집단 어르신들은 불만이 많은지 여기저기 잡음섞인 소리도 많지만 말이죠.

요즘 젊은이들은 물질적으로 예전보다 월등하게 풍요로워졌는데도 불구하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예전보다 더 불안을 느끼며 살아갈까요?

 

 

 

우리보다 빨리 저출산과 고령화, 고도성장의 거품을 겪고, 장기 불황으로 접어든 일본의 경우에 비춰 행복을 연구한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의 책입니다. 읽는 내내 '음~음~' 하며 공감의 소리를 내었었죠.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책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적극적 행복의 시대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5060이 배고픔과 주거불안에서 벗어난데 감사하며 지금의 중국식 행복을 느끼는 세대라면 2040은 주거안정은 당연한 것으로서 단지 배고픔을 벗어난 것으로는 전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세대입니다.

 

50이상의 세대에서는 젊은시절에 가난했지만, 고도성장의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그 하나만으로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면 그 어떤 노동도 행복했죠.
그러나, 지금의 젊은이들은 어떨까요? 미래의 엘리베이터는 고사하고, 젊은시절 고생이라는게 밝은 미래를 보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밑으로 추락하지나 않을지 불안해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위치라도 유지해주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이 더 큰 행복으로 다가오고 있지요.

 

소비의 변화로 알아본 미래의 행복

50이상의 세대에서는 가족단위로 점점 풍요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것으로 행복을 느꼈고, 직장을 평생 다닐 것이므로 지금의 행복이 유지될거라는 보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대에게는 더 이상 이런 물질적 행복을 기대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요즘은 굳이 억세게 비싼 집을 사기 위해 인생을 허비하며 돈을 쫓는데 대해 염증을 느끼고, 많은 돈이 들지 않는 개인의 소박한 행복소비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현재의 젊은이들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비싼 물건을 살 수 없다면 돈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욕구 충족을 해야하는 것이지요. 일본에서는 오타쿠라는 용어가 수년전부터 나왔는데요, 지은이는 이들을 소비의 천재라고 정의내렸습니다. 남들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만족을 극대화 시켜주는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엄청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지요. 이들은 행복의 모델 5가지 중에서 시간 밀도와, 만족감, 자존감, 재량의 자유를 충족한 사람들입니다. 단지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받고 있어서 인정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요.

 

현재의 젊은이들은 점점 돈에 구속되는데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돈으로 부터 해방을 느끼는 소비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신의 풍요에 자책감을 갖고 기본욕구조차 충족하지 못한 다른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는것에 오히려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경운동이나 공정무역, 빈곤퇴치등에 40대이하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지요. 또한 어린시절부터 경쟁으로 고독해지면서 또래사회에서 구성원들간에 인정을 받고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가지는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생활을 유지시켜주는 것 이상의 쓸데없이 비싼집과 비싼브랜드를 사기위해 개같이 버는 것을 싫어하고 있지요. 그런 것들은 어차피 지인이나 이웃과의 관계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으니까요.

 

사람들은 퍼주는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을 유지시켜주는 일을 원하고 있지요.
예전처럼 풍요로운 물건을 사들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이 아닌 자존감과 만족감을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지금 현재의 주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일을 해야하지만, 단지 그 욕구만 충족된다면 오히려 불행에 빠지는 것이 요즘 세대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미래에 꿈이 있는 사람'을 가장 부러워합니다.
그 꿈은 돈을 엄청 벌어서 자기 발밑에 못사는 사람이 가득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기존세대가 아직 예전 자본주의  성공스토리를 미래의 아이들에게 강요한다면 불행에 빠질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희망은 가족과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죽을때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서로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어서 자아실현도 함께 하고, 취미도 나누며 어려운 과제가 있을때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이지요.

 

 

미래의 비싼 소비는 관계와 일을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생활에 필요한 제품은 가능하면 저렴하게 사고 싶어합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요.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동호회를 만들고, 삼삼오오 모이기 좋은 커피전문점이 날로 호황을 누리고 있구요. 또한, 힘든 일을 찾아다니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암벽타기, 요리하기, 공예품 만들기, 돈없이 여행하기, 해외 봉사하기 등...

 

 

지은이는 마지막에 생활비의 증가가 가져온 저출산과 과도한 복지요구의 문제점도 짚어놓았습니다.
젊은 세대는 어릴때부터 의식주를 힘들이지 않고 해결했기 때문에 할일없는 풍요로움은 오히려 따분함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개인을 위한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어합니다. 따라서 재량의 자유를 방해하는 결혼이나 육아를 기피하게 되지요.
복지요구 수준도 높아집니다. 기본생활은 나라에서 보장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지요. 먹고사는 것에 찌들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시간에 하고싶어합니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불만이 이것이지요. 일을 해도 먹고 입는것 외에 원하는 브랜드의 물건(.. 집)을 살수도 없고, 미래로 이어지는 자아실현의 만족감이나 시간의 재량도 없으니 행복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어린시절 배고픔에 허덕였던 기성세대들이
"배가 부르니 별게 다 불행이다..."
라고 말하는 그들 입장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행복은 결핍이 충족되었을 때 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성세대들의 배고픈 결핍을 겪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의식주의 해결은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지요.
거품경제의 거품이 사라지자 우리는 좋아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행복을 빼앗겼습니다. 고령화로 미래도 불안해졌습니다. 그래서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습니다.
나의 월급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서 배고픈 지경에 이르게 된다면 행복지수는 원점이 아니라 마이너스로 추락하게 됩니다.  2040은 간신히 주거불안을 벗어난것이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세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국민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통치에 힘을 잃게 되고, 혼란이 가중될것입니다. 분배없는 지속적인 성장이 대다수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지 않는다면 행복모델을 수정해야할 것입니다. 경제의 순환을 위한 소비와 생산모델도 대폭 수정이 필요해집니다. 어차피 미래에도 대량소비 물품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저가 경쟁을 거쳐 계속 공급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다양한 행복추구에 대한 소비모델을 찾아내지 못하면 국가는 위기를 겪을 것입니다.

 

우리 부모세대는 젊은 시절에 가난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월셋방에서 전셋방으로, 또 자기집을 마련하게 되었을 때 엄청난 행복을 느꼈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 세대는 이런 방식으로 그다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집값이 올라 이루기도 힘든 꿈이 되어버려 굳이 젊은 시절을 돈버는 것에 낭비해야하는가 하는 의문을 품고 있지요. 그렇다면 미래의 행복모델은 무엇일까요? 한번쯤 고민하게 했습니다.

 


 

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소데카와 요시유키,야마다 마사히로 / 홍성민역
출판 : 뜨인돌 20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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