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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재미있는

[책리뷰]너,싸이코지? - 어? 나도 싸이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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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실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소설책보다 더 빠르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유쾌한 심리학책이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다른 심리학책들은 정신과 의사들이 쓴 것이 대부분이라 왠지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왜곡된 환상을 보는 내게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주는 교과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는 '싸이코 짱가'라는 재밌는 닉네임 답게 책도 아주 쉽게 엮어놓았습니다.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와 대학원을 나와 현재 대중을 상대로 한 블로그를 운영중인 블로거라 문체가 쉽고 재미있습니다. 특히 직접 그렸다는 귀여운 곰돌이 삽화 때문에 웃기면서도 이해가 빠르게 되더군요.

<지은이의 블로그 : 싸이코짱가의 쪽방 http://kr.blog.yahoo.com/psy_jjanga>

너 싸이코지?
국내도서>인문
저자 : 싸이코짱가
출판 : 자유로운상상 200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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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은 적극 추천하기가 좀 꺼려지네요. 방금 네이버와 다음에서 책 검색을 해보았는 데, 네티즌 반응이 극과 극이라 저로서도 좀 어리둥절합니다. 극단적인 네티즌평은 '이때까지 책을 읽고 머리에 아무것도 남는게 없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라는 글까지 있네요.

그렇지만 저는 이 책이 왜 재밌었을까 생각해보았더니, 성격테스트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성격장애의 분류에 해당사항이 있다니... 너무나 놀랍기도 하고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타인들과의 원활하지 못한 대화에 대한 의문이 다 풀렸다고나 할까요? 성격장애를 발견한게 재밌다니, 확실히 제가 정상은 아닌가봅니다.

저는 분열성 성격항목에 3개나 해당이 되었습니다. 분열성 성격은 오래된 가마솥 같은 성격입니다. 화를 내고 기쁨을 표현하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죠. 전 주위 사람이 감정 기복이 심한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원래 사물을 무심히 보는 성격이더군요. 지은이의 표현에 따르면 머리가 나쁘지 않으면 주변사람들의 반응에는 잘 대처하며 살아서 정상인 줄 안다고 하더군요.. ....;;;;

< 아래의 목록은 지은이의 블로그에도 있고, 책에도 있는 내용을 한번 링크시켜보았습니다.>

1. 의심하는 성격의 극단적 모습: 편집성 성격장애
2. 목석같은 성격의 극단: 분열성 성격장애 
3. 마술적 독특함의 극단: 분열형 성격장애 
4. 충동성의 극단: 반사회적 성격장애 
5. 변덕스러움의 극단: 경계선 성격장애 
6. 공주병의 극단: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7. 왕자병의 극단: 자기애성 성격장애 
8. 수줍음의 극단: 회피성 성격장애 
9. 원칙 추구의 극단: 강박성 성격장애 
10. 의존성의 마법: 의존성 성격장애 
11. 습관화된 배째라 정신: 수동 공격성 성격장애 
12. 우울한 평상심: 우울성 성격장애 
 
얼마전에 탤런트 박해진이 어린시절 정신분열 때문에 병역면제를 받았다고 했지요? 저는 사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열은 마술적 사고에 의존해서 환상을 남들보다 많이 보는 것입니다. 겉으론 미남이고 잘 자란것 같아도 실제론 굉장히 가난하고, 부모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했다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과장해서 생각하는 습관이 생길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고 지금은 사회활동을 잘하고 있으니까 군대도 갔다와야겠지요.

이렇게 저는 심리학책을 보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왜 그럴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심지어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심리까지도 생각해봅니다. 그러다가 이런 책들을 보면 해답이 툭툭 나오죠.

특히 제 아이에 관한 예를 들면 학교갈 때마다 자기가 생각해둔 옷을 입겠다고 악을 쓰거나, 저녁땐 자기가 생각한 모양으로 주먹밥을 만들지 않았다고 화를 내면 제가 뒷목을 잡고 넘어갔는 데, 이 책에 있던 '기질 유형과 아동발달' 부분을 읽고 기분이 좀 나아졌습니다.
 
그것은 순한아이, 까다로운 아이, 더딘 아이에 대한 정리였습니다.
순한아이는 개방성도 높고, 오랫동안 울지도 않으며 항상 밝습니다. 반면 까다로운 아이는 매사 불평이고, 한번 울때는 귀청이 따갑지요. 새로운 것에 적응력도 떨어집니다. 더딘 아이는 정말 잘 울지 않습니다. 없는 듯 있는 듯 조용히 놀지요. 부모말도 잘 듣고 별로 떼쓰는 일도 없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누가 제일 평범하게 살 확률이 높을까요?

바로 순한 아이입니다. 왜냐하면 타고난 낙천성으로 인생에 별불만이 없기 때문에 노력할 필요가 없지요. 그러나, 까다로운 아이들의 고집 센 특성은 매사 행복의 결핍을 초래하고 누구보다 집요하게 일에 파고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딘 아이는 본인은 아무 불만이 없는 데, 세상이 가만 놔두지 않겠죠. 비난하거나 무시하거나.. 부모가 안달하거나.. 극단적으로 성공한 위인들중엔 더딘 아이가 많았습니다. 에디슨도 그랬고, 아인슈타인도 그랬고, 윈스턴 처칠도 그랬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중에 아이가 있다면 순한아이는 집에 비가 새도 '낭만적이다..' 하면서 좋아할 수 있으니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강하게 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조금 까다로운 아이를 키우고 계신다면 좋아하는 일을 빨리 찾아주는 게 키우는데 수월합니다.

또 다른 흥미로웠던 성격은 반사회적 성격장애 유형이었는 데, 한두개 항목은 주위에서 한번씩 볼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유형도 앞으로 계속 사고를 치지 않으려면 경찰이나 소방관 같은 위험한 직업, 카레이서나 암벽 등반 게임 같은 위험한 스포츠를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이 대목에서 문득 제 친척이 떠올랐는 데, 어릴적 싸움에 몇번 휘말려서 합의금때문에 부모님들이 고생하셨죠. 그런데, 결국 합기도 학원을 차려서 아이들에게 싸움(?)을 가르치며 인기관장으로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울성 성격장애에 관한 소견도 흥미롭습니다. 현실은 실제로 온갖 불평등에, 나쁜 상사에, 못생긴 외모에.. 비관적인 일 투성이지만, 모든 사람들은 스스로를 과장해서 생각하는 마술적 사고가 있습니다. 남자들의 70%, 여자들의 70%는 다 자신이 잘생기고 이쁘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택도 아닌 사람이 왕자병, 공주병이 있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우울성 성격장애는 비관적인 현실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병이라고 할까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시인이나 화가가 된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인생의 모습을 통찰해서 탁월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자기 가면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지 솔직함이 아니다." 
싸이코 짱가, 장근영.


'어쩌면 성격은 가면이다'라는 지은이의 글이 떠오르네요. 성격은 환경과 문화에 따라 변합니다. 개인의 능력과 생각에 따라 환경에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방어를 하고, 생존하죠. 여기서 성격장애 유형에 속한다고 해도 그것을 발전시켜 가장 알맞은 형태의 직업을 구한다면 세상을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성격이 어떤 직업에 어울릴까 하는 데 심리학책을 이용하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재미삼아 지은이의 블로그에 있는 심심풀이 이상형 알아보기 포스트를 링크해보겠습니다. 제가 고른 답은 아주 공감이 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당신의 이상형을 알아봅시다.
http://kr.blog.yahoo.com/psy_jjanga/1455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