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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삶, 조언

[책리뷰]행복코드 - 행복의 방식에 대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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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을 알고 나를 알자.


●우리는 왜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을까?



앞에서 말한 '적'은 행복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서 앞을 향해 달려가는 것인지, 불행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앞을 위해 달려가는 지 잘 모르지만, 여튼 뭔가를 열심히 하면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지은이 강준만 교수님의 책은 '대중문화의 겉과속'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책 전반에 한국사회의 여러 열풍에 대한 분석, 비판, 통찰을 엿볼 수 있었죠. 보수적인 미디어의 논지에 세뇌되어 있는 나는 진보성향의 이 책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신선하구요.


행복코드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강준만
출판 : 인물과사상사 200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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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복코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사회현상을 주로 통찰하며 행복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있으며 순간을 즐겨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각주:1]을 외치고 있지요.  이 책은 지은이가 다른 사람들의 책 50여권을 읽고 느낀 짧은 생각을 기록하여 엮어놓았습니다. 행복에 대한 정의나 설득의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현재를 즐길 수 있도록 세상을 좀 더 통찰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해놓았습니다.
읽어보면 나는 왜 이런 방식으로 인생을 살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지 성찰해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지은이가 소개한 책 중에 아! 하고 감탄사가 나왔던 책과 구절을 몇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1장 성공문법에서 나왔던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 재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기회! 라는 발상.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주커버그

후진국에서 아이를 아무리 많이 낳아도, 아니 한나라안에서 조차도 저출산세대의 아이들이 고출산 세대의 아이들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서 성취가 쉽게 다가옵니다. 또한 세계 76인의 부자 중 14명이 태어난 시기가 비슷하다는 것은 그들이 20살즈음이 되었을 때 세계에 일어난 혁명의 기회를 탔다는 예도 들고 있습니다. 지금 SNS혁명이 불고 있죠. 이 세계적인 기회를 탄 페이스북 대학생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차세대 부와 명예를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사람은 왠만큼 똑똑하면 다 거기서 거기' 라는 이 구절은 전에 내가 알고 있던 부자와 가난한 아이들의 차이는 스키마(배경지식)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떠오르며 새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우연히 기회를 제공받아 성공한 자가 겸손해야 하는 이유이며 성공하지 못한 자가 좌절하거나 자학하지 않아야 할 이유입니다.



●재2장 행복의 심리학 중에서

베르트랑 베르줄리 [행복생각] - 현재라는 불행한 생각

1980년대에 행복에 대한 정의를 사람에 따른 주관적인 감정이라고 어느 심리학자가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06년 영국의 세계 행복지도에서 한국이 102등으로 세계 최하위권이었다고 합니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행복그래프는 올라가지 않은 것이지요. 결국 거기에 대한 해답을 지은이는 베르줄리의 '행복생각'이라는 책에서 찾아내었습니다.

그 책의 핵심은 사람들의 과도한 유비무환 정신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잘못된 선택을 한 과거나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준비로 현재를 다 써버리기 때문입니다. 지은이는 행복, 불행에 대한 생각이 50%는 천성적으로 타고난다는 얘기도 하며 지나치기 쉬운 행복의 조건에 대해서도 기술해놓았습니다.



●박동석 [고령화 쇼크] - 사람은 누구나 늙는가?


지은이도 이제 50대가 되면서 노인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 지, 그들의 불안과 절망에 대해서 곳곳에 적어놓았습니다. 미래는 계속 새로운 혁명이 일어나고 구세대의 지식은 점점 쓸모없어집니다. 한국인처럼 빨리 늙는 나라도 없다고 한탄하면서 노인층에 들어서면서 같은 세대간에도 극명하게 드러나는 용어의 차이를 얘기했습니다. 노인이라는 단어는 가난하고, 지위도 없는 사람들에게만 쓰는 용어라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누가 이건희에게 노인이라는 단어를 붙입니까? 

그래서 아직 노인이 아닌 사람들은 노인에 대해서 좀 더 깊은 성찰을 해보아야 할것입니다.



●제3장 삶의 희로애락 중에서는
정준영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 마라톤, 중산층의 은밀한 욕망


마라톤의 매력은 자기통제에 있다고 합니다. '나 자신은 스스로 끝낼 수 있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지요. 그런데, 무슨 이데올로기가 숨어있냐구요? 미국에서도 일어난 바 있는 마라톤 열풍은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초에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티나지 않는 과시욕을 충족시킵니다.
마라톤 대회는 서민들이 일해야하는 오후4시부터 시작되고 상대적으로 시간을 낼 수 있는 중산층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런닝과 팬티만 입고 뛰는 그들은 겉으로 허영을 뽐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통제의 결과물인 아름다운 몸은 과시의 도구이며 또한 그들끼리는 서로의 마라톤 용품을 알아보며 티나지 않게 계급을 과시하죠. 

역시 이것만 봐도 비싼 소비는 계급을 나타내기 위해 일어나는 것인가봅니다. 



 ●'475배 자본주의의 종말'편에서는

미국 CEO와 직장인 소득차이가 475배라는 것을 말하며 한국인은 평균 7배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서구 유럽의 노동자들은 지도층으로 갈 꿈도 꾸지 않는다던데, 그럴만하겠더군요. 차이가 왠만해야 꿈을 꿔보죠. 그러나, 한국은 역동적인 근현대사를 거치며 개천에서 용난 경우가 많아 전통적인 엘리트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지도층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으니, 이렇게 삶이 치열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광모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 - 눈먼 돈은 줄을 타고


이 편에서는 적나라한 한국 예산의 퍼쓰기가 제시되어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홍수가 나기 전에 공무원이 나서서 재해가 나도록 다리를 약간 부셔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재해지역이 되고, 엄청난 복구예산이 지원되겠지요. 그러면 지역 건설업체와 관련 공무원은 돈맛을 보게 됩니다. 해마다 파대는 도로 복구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발벗고 나서는 시민단체는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진보단체의 자기성찰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습니다.

지역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를까요? 짐작하고 있지만, 시민들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자기지역의 예산배정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묵인하고 넘어갑니다. 자기 주머니 세금에서 평균 65만원의 돈이 재해복구사업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은 모른체 말이죠.


이외에도 아파트가 왜 우리의 문화가 되었는 지, 계급의 상징이 된 아파트에 대해서도 짚어주었습니다. 지은이가 전북대 교수라 그런지 전북의 발전방향이나 그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언급하고 있는 데 전북이라는 특정지방이 아니라 서울이 아닌 지방이라는 단어로 바꿔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현상에 대해 한꺼번에 통찰해보기.

세상은 사람에 의해서 돌아갑니다. 법과 규칙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유행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죠. 사람을 조종하려는 사람도 있고, 조종당하는 지 모르고 따라가는 사람도 많죠. 골치아프니까 조종당해도 내가 모르면 상관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구요.

책을 읽다보면 내가 참 많이 조종당하고 살았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의 부제는 강준만의 즐거운 책읽기 인데요. 현재의 한국사회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한꺼번에 많은 핵심들을 파악할 수 있어 즐거운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삶을 즐겨라'라는 라틴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