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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 정치

[책리뷰]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 무기력한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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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논평 : 진실은 진실이 아니다.


● 돈 많이 주는데면 아무데나 상관없어요.

작년부터 저도 자기계발을 해보겠다며 영어학원을 다녔죠. 대학교 앞 파고다학원이었는 데, 오전시간이라 휴학생들이나 재수생, 취업준비생들과 같이 배웠습니다. 어느 날 저와 나이가 비슷한 영어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던졌죠.
"학생은 학원 끝나면 어떤 직업을 구하고 싶어요?"
전 당연히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었으면 좋겠어요.''벤처기업에서 일해봤으면 좋겠어요.' 뭐 이런 종류의 대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돈 많이 주는데면 아무데나 상관없어요.'"

그 여학생의 대답은 약간 섬뜩했어요. 20대 초반에는 사회에 대한 환상이 섞인 대답을 할 줄 알았는 데, 40대 실직한 가장이 할만한 냉소적인 답변이었죠.

그때의 궁금증이 내가 이 책을 선택해서 읽게 했습니다.
대학강사이면서 인문학자인 저자는 최근 모든 세대들에게서 쏟아지는 20대에 대한 비판과 비난 여론에 대해 실제 20대초반인 저자의 학생들과 많은 토론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물로 본문에는 다른 세대들이 비난하는 말 속에 숨은 그들의 입장은 무엇인지, 어떤 점이 모순인지 조목조목 짚어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은왜청춘이아니란말인가20대와함께쓴성장의인문학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복지 > 사회문제 > 청소년문제
지은이 엄기호 (푸른숲,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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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대한민국 청년사망1위 자살 "대학등록금이 일조"

브레이크 뉴스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151405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2009년 정규직 취업율>

2009년 세종대 27% 한남대 27% 용인대 28%

          서울대 48% 고려대 67%  연세대 59%
          가톨릭대 100% 승가대 97.8%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2010년 대학 등록금>


2010년 청주대학교 820만원 평택대학교 800만원

연세대학교 900만원 서울대 630만원


한달 대학생이 되는 데 필요한 돈. 등록금 800만원 / 12 = 약 67만원
                                              밥값 하루 10000원 * 22일 = 22만원 
                                              책값, 학원비, 교통비, 옷값..... 약 수십만원가량                                               하숙비....
                                              최소한의 잡비.

 표에서 보듯이 국립대학외 모든 대학의 등록금은 비슷한데, 통상적으로 대학서열상 이하 잡대, 지방잡대로 분류되는 대학교의 정규직 취업율은 20%내외입니다.  그럼 나머지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그래서 요즘 20대들은 부모님께 죄책감을 갖고 산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모님께 많은 학원비와 문화생활비를 지원받은 뒤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대학교를 가기 때문이죠. 그러나, 대학생이 된 이들은 기대에 부응하기는 커녕 빚이나 지고 졸업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20대는 생각합니다.
누가 우리에게 마마걸, 마마보이라고 말합니까? 그건 특권층의 아이들에게나 가능한 일이지요. 우리가 10대일때 이미 너무 많은 돈을 써버린 부모는 이제 대학등록금에 생활비까지 대줄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사람취급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급4000원의 최저 임금을 받고 매일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충당했지만, 1인당 평균 1000만원의 빚을 지고 학교를 졸업합니다.


● 누가 우리를 한심하다 말하는가

우파의 논리 : 지금의 20대는 높은 보수만 바라고 험한 일은 하기 싫어한다.
젊은이들이 도전 정신이 없어서 공무원과 같은 철밥그릇만 찾는다.
원래 성공은 밑바닥부터 노력하여 얻는 것이 값지다.
그래서 너희들은 눈을 낮춰야 한다. 주제를 알아라.

좌파의 논리 : 지금의 20대는 소비주의에 물들어 자기만 생각하고 물질적인 욕망과 풍요에만 신경을 쓰지 도통 사회적 존재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
특히 386들의 말에 의하면 자신들은 '조국과 민중', 민주주의와 인권같은 대의를 위해 청춘을 불태웠는데 지금의 청년들은 완전히 죽어버렸다.
너희들은 세상의 불의에 저항할 용기가 없다. 그래서 비겁하다.

20대는 생각합니다.

우파의 논리는 이미 엉터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IMF에서 우리 아버지가 겪은 일을 보았거든요. 우리가 적은 돈으로 열심히 일해도 필요없으면 바로 내처진다는 것을요. 고작 20만원의 인턴비용을 주고 한달을 부려먹은 뒤 조금만 회사 내부로 들어가려고 하면 바로 내쳐졌습니다. 기성세대가 우리를 착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일해주고 있었습니다. 누구를 바보로 아십니까?
좌파의 논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대들이 일군 민주주의에서 우리는 자랐습니다. 그래서 계층이 없어졌나요? 저희는 대학간의 엄연한 서열속에서 졸업장 없이는 인권마저 박탈당하는 사회로 선뜻 나갈수도 없고, 우리 계층에게 주어진 자율권안에서 인간이 되고자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야심을 위해서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이용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투표를 해주고 있습니다. 재미라도 없으면 정말 움직이기 싫습니다.

                                < 젊은이들의 개인홈페이지 투표인증샷 열풍 >

진리는 진리가 아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는 상대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우리 모두는 엄연히 돈에 의해서 권력에 의해서 계층이 세분화 되어있습니다. 공감은 계층끼리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류층의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답을 정해놓고 젊은이들을 비난합니다.

2010년 대학생 수는 80%가 넘었습니다. 이제 이들은 특별한 지성인 취급을 받지 못합니다. 돈이나 갉아먹는 밥벌레 신세지요.


 대학생들은 더이상 사회에서 필요치 않은 잉여인간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을 두려워합니다.  사회는 준비된 자만이 성공을 쟁취한다며 엄청난 스펙을 요구하지만, 그것은 필요없는 잉여인간을 솎아내기 위한 눈가림일 뿐입니다. 그래서 20대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스펙쌓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학의 낭만 따위는 개에게 줘버린지 오랩니다. 돈이 없어서 이들은 어느것 하나 도전하기 힘듭니다. 최저 생활비도 이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비싸니까요.

기성세대의 젊은이에 대한 진리는 자신들의 입장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20대는 오늘도 열정과 삽질 사이를 오가며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돈이 되지않는 열정은 삽질이라고 말하며 가치없다고 판단해버립니다. 그러나, 이들은 아버지 세대와 다릅니다. 미래가 보장되지도 않는 일에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들은 지금 현재를 재미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죠.

2010년 우리 대부분은 상류층이 아닙니다. 중산층 정도의 자식들이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죠.
그 비율이 20대 80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는지요?
상류층의 20%가 80%의 재화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이미 더 떨어질 곳 없는 바닥에 있습니다. 미래가 불안한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다는 약속조차 할 수 없습니다.

 국가 경쟁력이 높아져서 파이가 커져도 가난뱅이의 파이는 커지지 않았습니다. 돈 때문에 자유가 없는 계층의 입장을 모르는 채 좌파는 저항과 낭만만을 외치고 있습니다. 20대가 보수를 지지하든 말든 다 그럴만한 입장이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20대에게 말합니다.
 혁명도 우리 삶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유하고 성찰해야한다구요. 자신의 삶에 질문을 던지라구요. 질문은 자신의 입장에서 던진 것이어야하고, 자신의 답이어야만 합니다.
소통은 같은 입장으로 내려와 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지금의 20대는 자신의 입장에서 젊음을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명품을 즐기든, 몸짱을 즐기든 그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당연한 청춘입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요?

기성세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20대의 입장을 묻는 것이어야 합니다. 답을 묻는 것은 틀린 질문이지요.


사회구조적 문제

모든 것은 돈문제입니다. 돈이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대들에겐 2000원짜리 김밥을 먹어도 6000원짜리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더 큰 행복을 안겨줍니다. 빚도 갚을 수 없는 월급으로 바닥일을 하는 잉여 인간이 되는 것이 싫습니다.

저자는 아르바이트 삶과 임시적 사랑, 탈정치화등 다양한 각도에서 20대를 조명해주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현대의 민주주의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20대의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며 왜 그들은 미래에 희망이 없는가. '
우리 기성세대들이 깊이 성찰해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엄기호
출판 : 푸른숲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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