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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 정치

돈(Money)의 반대말은?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재작년부터인가 베스트셀러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 또다른 책을 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음.. '정의란 무엇인가'를 아직 안읽어봤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왜 많은 독서가들이 마이클 샌델을 외치는 줄 알겠더군요.  

 

 

 

 

 


<드라마 "돈의 화신" 중에서 '복화술'의 대사>

지난 주 드라마를 보니 위의 장면이 있더군요.
현대에는,
'돈으로 살수 없는 것' 
조차도 거래하는 사람이 돈을 쓸어모읍니다.
왜냐면 요즘 시장논리에 도덕따위는 바닥에 파묻은지 오래거든요.

 

 

 

 

책의 서두에 쓴 글이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부유함이 지닌 유일한 장점이,
요트나 스포츠카를 사고 환상적인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면
수입과 부의 불평등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부유하지 않은 사람은
오래살수도,
좋은 환경에 살 수도, 
받고 싶은 교육을 받을 수도 없다. 

 

 

 

대부분의 인센티브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경제학자나 정치가나 부모 등 누군가가 만들어내야 한다.

 

몇년전 갑자기 '막걸리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막걸리와 어울리는 부침개 가게가 불티나게 들끓었습니다. 왜 갑자기 방송과 언론에서는 수십년 동안 내려오던 막걸리를 이제야 재조명 했을까요?

소문에는 '정부에서 중국과의 FTA로 엄청난 양의 쌀을 수입해와야 하는데, 사람들이 사먹지를 않으니 막걸리를 활성화시키라는 경제학자의 전략이 있었을 거다' 라는 것이었지요.

 

 

도덕은
우리가 세상을 움직이고 싶은 방식을 가리키고,

경제학은
세상이 실제로 작용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우리는 돈있는 사람이 펴는 시장논리를 가감없이 수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점점 돈이 도덕을 침범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우리 모두 새치기는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줄서기의 도덕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돈만 주면 은행에서도, 놀이공원에서도, 야구 경기장에서도 다 새치기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어느 경제학자는 마약하는 여자들이 출산하는 것을 막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불임수술을 받는 여자에게 상당한 돈을 주겠다는 정책을 실시 했습니다. 사회에 고비용을 발생시키는 비효율적인 아기들의 출생을 막아야했으니까요.  

그녀들은 줄줄이 불임수술을 하고, 정부에서 돈을 받아 다시 마약을 사서 피웠습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받은 모든 사람들은 사람의 생식을 포기하는데 누구하나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벌금이란 바로 비용입니다.

☞  '한라산 백록담에 음료수캔을 버리면 벌금10만원을 물립니다.'
라고 했을 때, 그것은 100만원 내고 음료수캔 10개를 버릴 수 있다는 말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돈으로 도배를 해도 될만큼 부유한 사람들에게 10만원은 껌값이니까요.


그래서 핀란드는 벌금마저도 소득에 따라 부과한다고 합니다. 최고의 갑부 노키아 사장이 과속을 한다면 천만원의 벌금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핀란드는 돈에 도덕을 부여했습니다. 그래서 돈있는 사람들도 규범을 무서워할만큼 가격을 올렸습니다.

 

 

회사에서는 왜 직원들에게 회사돈 들여 생명보험을 들어줄까요?
피보험자인 직원은 정말 자기 가족에게만 그 보험금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싸인했겠지요?
미국의 회사들은 직원이 다치거나 죽음으로써 돈을 버는 보험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언론에 함구시켰습니다. 직원은 동료가 아닌 상품인것이죠.

 

마이클 샌델은 경제학자들의 시장논리,
“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이익이면 가장 효율적인 경제다.”
라는 것에 강하게 반박합니다.
만일 파는 물건이 가난한 사람의 장기이거나, 가족을 이룰 수 있는 권한이거나, 강도와 도둑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안에 드는 비용이거나, 교통사고가 났을때 누구보다 먼저 진료받을 권한이라던가.. 하는 것들이라면?  국가가 나서서 그런것들의 가격을 올린다면?
우리는 왜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라는 가면에 투표를 하는 것일까요?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야!!!'
와 같은 말은...

'돈만 있으면 사람을 도구처럼 상품처럼 써도 무방해.'
라는 말인듯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미국과 같은 이런 사회에서 살기 싫다. 무섭다.'

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해서 돈이 없으면 나는 어떤 시궁창에서 헤매며 살게 될까.. 라는 공포감이 또한번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들더군요.

 

우리나라는 IMF 이후로 쭉 미국의 경제모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돈없으면 장기 떼가고, 회사가 손해볼 것 같으면 직원들 가차없이 잘라버리죠.
요즘은 돈이 없으면 가정도 이루지 못합니다. 학원비 댈 돈도 없으면서 무슨 애를 낳느냐고 공공연하게 얘기하죠. 돈이 있으면 길게 줄서지 않아도 되고, 경찰과 경비원이 수시로 순찰하는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도 있고, 주치의가 있으면 감기만 걸려도 교통사고 환자 제치고 먼저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정말 사람 사는 모든 것의 가치는 돈밖에 없을까요?

 

돈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규범과 도덕, 인정 따위는 없는
그런 세상으로 흘러가는 것을 뻔히 눈뜨고 지켜봐야할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