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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블로그의 그림 VS 글

며칠전 있었던 일입니다.
 남편이 정글의 법칙 조작증거를 봤냐고, 너무 쇼킹하다면서 스마트폰을 들이밀었습니다. 총정리 해놓은 블로그를 찾았다면서 펼쳐주었습니다. 그런데, 맨처음부터 보여주지 않고, 중간에 사진부터 보면 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본 사이트 캡쳐>

 

나는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답답하다면서 핸드폰 스크롤을 내려 제일 첫문장부터 보았습니다.
왜 이런 조작논란에 분개하는지, 그림을 어디서 찾았는지...
주인장의 심경이 죽 적혀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사진열몇장이 이어졌습니다.

 

사진들을 보며 코멘트를 읽고 있는데, 사진이 끝나자 남편이
" 놀랍지 않아? 다 관광코스래? "

하며 나의 글읽기를 막았습니다. 당연히 다 봤겠거니 한 것이지요.

나는 스마트폰을 다시 빼앗아..
" 아직 다 안읽었는데 왜 가져가?"
라며 다소 길게 적혀있는 마무리 글까지 다 읽었습니다.  지루한 문장들은 대충 읽더라도 어떻든 댓글까지 전부 펼쳐서 읽었죠. 서른 몇개의 분개한 방문자들의 댓글도 재밌었습니다.

 

남편은
"이야.. 블로그에 글은 왜 그렇게 길게 적어놓나 했더니 정말 글을 읽는 사람이 있구나..."
라며 나의 글읽기에 놀라움을 표시하더군요.

나는 그 말에 더 놀랐습니다.
"주인장이 뭐라고 적었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아?"

남편은 주인장의 말을 다 읽다간 다른 블로그의 글을 못 읽는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찾아야 하는데 그 글을 일일이 다 읽느냐고 나더러 희한하다고 합니다.

 

 

참.. 십년을 넘게 같이 살았는데도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인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또한 왜 포털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그림이 많은 블로그들이 상위에 올라오는지 새삼 알겠더군요.

 

 

 

블로그를 쓸 때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하려면 엄청 힘듭니다.
일일이 자료를 찾아야 하고,
저작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하고,
특히 외국 자료는 영어로 검색해야하고.. ^^;;

 이렇게 힘들게 작성한 글을 방문자가 사진만 슥 훑어보고 지나간다?

 투자한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 블로그는 글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화할거야.. 라고 생각했는데....ㅠㅠ
아무래도 너무 내 편의만 생각한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

 

 

 

이제 미래의 세상은
점점 활자를 읽어내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세상일까요?

 

 

 


<2010년 조선일보 기사 제목 캡쳐 - 활자 이탈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