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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노력, 성공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진 이유. - <모든 것의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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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 가치 = 비이성적 => 가격 결정.

 

이 책 <모든 것의 가격>을 번역한 손민중님의 경제학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진 이유..  '
우리는 그 동화를 읽고, 단지 심청이가 효심이 깊어서 그런가보다 정도까지만 생각하기 마련인데, 경제학 교수님은 이렇게 설명했다고 하네요.

"심청이는 자신의 생명 가치보다 아버지의 눈의 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청이는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릴 수 있었던 것이지요. 즉, 심청이는 자신의 목숨은 아버지의 눈에 비해서는 하찮은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목숨이 끊어졌을 때, 심청이의 목숨은 아버지의 눈에 대한 기회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저자 에두아르도 포터는 우리 소비자들이 무심코 행해졌던 모든 행동에 다 가격이 매겨져 있다는 사실을 다방면에 걸쳐 분석해놓았습니다. 공짜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 또한 사실은 다 공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이 글을 보는 당신은 무엇을 투자하고 있는 것일까요?

 

 

  나는 소득 상위 계층일까요? 하위 계층일까요? 


소득 상위 계층 생명의 가치, 시간의 가치 > 돈의 가치.
소득 하위 계층 의 가치 > 생명의 가치, 시간의 가치.


예>

1. 자동차를 살때 연비가 다른 차에 비해 더 높은데, 위험도 또한 20% 더 높은 차가 있다면 살 것인가? 말것인가?
2. 아이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다고 할때, 헬멧과 온 몸 보호도구를 반드시 사야하는가? 사지 않아도 되는가?
3. 돈을 많이 준다면 안전장치가 허술한 고층빌딩 청소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
4. 쇼핑을 할 때 더 싼곳을 찾아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인가? 시간 투자하는 것이 아까워 비싸도 사는 편인가?

시간당 버는 돈이 많은 사람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더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싼곳을 헤매는 것보다는 지금 사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리고 3번문항에서 얼마 이상 주면 위험한 일을 할 수 있겠다라고 한 사람은 그 가격이 자신의 생명가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명에 이성적으로 가격을 매긴다니 좀 잔인하네요. 그런데, 보험사나 국가 재난이 닥쳤을때 보상을 위해서는 생명에 가치를 매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보상이 생전 소득에 따라 다 다르다는 건 알고 계시나요?

 

 

  신앙에도 가격이?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에 헌금을 많이 합니다. 그것으로 종교에 헌신했다고 퉁 치는 것이지요. 신앙은 기부자에게 도덕적 압력을 행사하는데 능숙합니다. 그렇지만 사이비 종교가 아닌 다음에는 종교계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각자 낼 수 있는 만큼 봉사하지요. 그러면 끝일까요? 아닙니다. 시간과 각종 봉사, 노력을 더 요구하지요. 기독교는 가톨릭에 비해서 세속적인 현대의 생활에 더 많은 차단막을 칩니다. 현대의 욕망을 억제시키는 것에 반발해 신자들이 떨어져 나가기도 하지만, 오히려 남아있는 사람들은 더 신앙심을 높이고 공동체의 결속력이 강해져서 강한 교회가 유지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가 테러리스트죠. 그 공동체는 목숨마저 버려야할 정도로 세속적인 욕망을 차단시키는데요, 그것이 바로 남아있는 사람에게는 서로서로 결속력을 더 강하게 해주는 힘이라고 합니다.
물론 신앙은 사회복지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감싸안아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현대에 와서 국가가 복지실현을 잘해준다던지, 국민들 소득이 높아진다던지 하면서 교회의 가치가 낮아졌다고 합니다. 요즘 무신론자가 점점 많아지는 이유겠지요. 신앙인들은 교회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결속력과 다양한 형태의 복지혜택을 교환하는 것으로 가치실현을 하고 있습니다.

 

 

  사물의 가격은 합리적일까?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가격결정은 돈많은 자본가가 노동자가 간신히 먹고 살 수준의 비용만 들여서 물건을 생산하고 비싼 이윤을 챙기는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생각에 반드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생산가의 수십배가 넘는 명품을 사는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이며, 행운의 숫자로만 이루어진 자동차 번호판을 수십만 달러로 사는 행위가 판매자의 가격 결정 때문일까?' 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요즘 인터넷에 공짜 지식과 공짜 음악파일은 판매자가 그 가격을 정한것일까요?

결국 가격은 사는 사람의 가치기준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래서 마트내에서도 다양한 소득수준의 사람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합니다. 같은 과일도 유기농이냐, 브랜드냐, 포장했느냐, 그램으로 재서 파느냐에 따라 가격을 천차만별로 정해놓고 가격을 비교하기 어렵게 만들어놓았습니다. 돈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유기농이나 브랜드를 따져서 살 것이고, 가격에 민감한 사람은 가장 싼 과일을 찾아 매장을 헤매겠지요.
그래서 생산자 경쟁이 있어야만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주지 않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격경쟁이 없다면 판매자는 이윤이 가장 많이 남는 방식으로 자신의 물건에 비싼 가치를 붙여 소비자에게 덤터기 씌울지 모르니까요.

 

 

어제 아침 매일경제 신문을 보니,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를 다시 편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실려있더군요. 내년 개정교과서에 경제관련 교과를 없애려고 했다가 신문기자가 이 사실을 10일에 걸쳐 호되게 다루는 바람에 부랴부랴 다시 결정을 내렸다구요. 실제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부유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 뿐이라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자연계를 택해서 그런지 경제학에 관해서는 무식 그자체 였습니다. 요즘 들어 경제학 책을 읽게 되었는데, 내가 참 많이 속고 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생들이 지금 필요를 느끼든 느끼지 않든 경제학 공부는 꼭 해야하는 데, 국영수만 목숨걸고 한다니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여튼 이 책 <모든 것의 가격>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라는 부제에 맞게 사람의 심리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고, 생산자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소비자들을 호도하고 있으며 국가 재정 정책은 왜 이렇게 결정되는지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기 >
스티브잡스나 빌게이츠, 이건희 같은 부유층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부자가 되었을까요?
행운이 따라서 일까요?
 

답> 미국식 답은 '자신의 노력때문이다' 입니다. 그래서 부유층의 사기를 꺾는 세금의 증세에 반감을 표하지요.

      유럽식 답은 ' 행운이 따라서 ' 입니다. 그래서 부유층은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지요.

 


 

모든 것의 가격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에두아르도 포터(Eduardo Porter) / 손민중,김홍래역
출판 : 김영사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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