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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 정치

인간을 바꾼 도구, 인터넷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블로거들에 대해 연구한 몇몇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블로거들은 기본적으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해놓았습니다. <참고 : 링크의 경제학>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냥 뭔가를 해보고 싶어서 가장 여건에 맞는 블로그를 운영해보기로 한것이지요.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문제가 있음을 발견한것이지요.

 - 일반 대중들이 긴글을 읽기 싫어한다.

- 제가 쓰는 주제인 책에 대한 관심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

- 심지어 책을 읽어야할 필요성도 못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 포털은 질 좋은 글을 원하는지 회전율이 좋은 글을 원하는 건지 의심이든다.

- 사람들은 뭔가가 남는 글을 좋아할까, 쾌락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글을 좋아할까?

 

그런 의미에서 지난주에 읽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책은 저에게 많은 해답을 주었습니다.

 

제가 얻은 놀라운 사실은 도구가 사람의 뇌와 감수성, 성격까지 바꾼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책의 중반쯤에 작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 독자 여러분, 이 책을 여기까지 읽었는가? 너무 감사하다. 여기까지 집중해서 읽어주는 사람들이 잘 없으니까."
작가도 알고 있었습니다. 깊이있는 내용의 긴 글을 참지 못하는 독자들이 많다는것을.

 

네티즌들의 글 읽는 방식은 F방식이라고 합니다. F는 시선의 흐름이지요.
긴 글이 있으면 첫부분과 중간 부분을 일고, 결론을 읽을지 말지 결정해서 다른 글로 넘어가버리지요.
기승전결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 대한 이슈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제목을 클릭하고, 결론만 알기를 원합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누구를 요절내야하는지만 알고 싶은 것이지요.


 


- 도구는 사람들이 판단해서 사용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지금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소외될까봐 불안해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새소식을 접하지 못해 친구사이에서 왕따가 될지도 모르지요.

작가는 뇌의 가소성에 대해서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컴퓨터와 다릅니다. 컴퓨터는 입력해 놓은 내용을 무한히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기억해 놓은 내용과 지금 기억한 내용이 적당히 섞이는 일은 결코 없죠.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바뀝니다.
예전의 기억들과 새로운 정보를 결합시켜 개인적인 분류를 만들어내기 일쑤죠, 그러면서 강화되는 내용은 시냅스가 퍼지면서 더 기억하기 쉽게 저장하고 반복하지않는 내용은 자꾸 희미해지게 만듭니다.
괴로운 기억은 자꾸 희미해지게 만들고 행복한 기억은 자꾸 강화시켜주죠.

 

 

지은이는 인터넷이 인간의 뇌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심도있게 파헤쳤습니다.

인터넷을 발전시킨 검색업체들은 사람들이 제한 시간에 더 많은 클릭을 하기 원했습니다.
지나친 합리주의자인 구글 창업자는 고객들이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많은 정보에 접근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영상이 궁금하면 동영상만 보게, 사진을 찾으면 사진만 볼 수 있게, 기사를 다 조각내었지요.
지금은 책을 다 스캔해서 원하는 페이지를 바로 볼 수 있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광고를 유치하지 않으면 수익이 없는 검색업체들은 클릭당 과금이 되는 광고를 페이지마다 하기로 했지요. 사람들이 클릭을 많이 하는 링크를 검색해서 가장 첫줄에 올렸습니다. 사람들이 손수 업체를 비교해야하는 수고를 덜어주었지요.
그리고,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관심사를 클릭하도록 하기 위해 지금 읽는 글과 관련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클릭한 기사들을 옆에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인터넷의 즐거운 소식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었고, 처음에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을 했는지 잊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상공간을 너무 친근하게 여긴 사람들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행동양식이 바뀌었죠.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최근소식을 계속 퍼다나릅니다.
그러면 클릭 회전율이 높아지고, 검색업체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요.

이후, 디지털 치매라는 용어가 나오기 시작했죠. 단기기억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저장하려다 보니, 반복되지 않는 정보는 기억할 필요없다고 뇌가 스스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많은 정보들이 몇초 후에 뇌에서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무아지경에 빠지려면 다양한 장기기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수록 더 새로운 책의 내용을 빨리 이해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죠.
지금 책 읽기를 힘들어하여도 지속적으로 읽다보면 컴퓨터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기억력과 창의력이 생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지나친 인터넷 사용의 단점을 파악해보았습니다.

1. 사람들은 점점 한가지일만 몇시간씩 또는 몇년씩 하는 집중력이 사라지고 있다.

2. 인터넷을 하면서 디지털에 중독된 사람들은 점점 더 아날로그를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낀다.

3. 정답을 다른 전문가가 찾아주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정답을 찾기 위해 단 몇분도 허비하는 걸 참지 못한다.

4. 인터넷의 모든 정보가 다 자기것이라고 착각한다.

5. 그 정보들은 뇌에 기억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주어야만 자기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 / 최지향역
출판 : 청림출판 201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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