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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재미있는

그애는 욕먹어도 싸. -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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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된 친구들이 잘 나가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

 "야, 너같이 못생긴 자식을 낳은 너네 엄마는 앞으로 너를 낳은걸 후회하면서 돌아가실지 모르겠다.."

중학생의 릴리가 어느 친구에게 한 말입니다.

" 저 계집애가?.. 지도 못생겼던게... 씨XX " 
그 아이는 속으로 분을 삭이며 이를 갈았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정말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힐 그 사건이 터질 수 밖에 없었죠.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국내도서>청소년
저자 :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DORI HILLESTAD BUTLER) / 이도영역
출판 : 미래인(미래M&B)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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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친구들이 저를 괴롭혀요.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제가 하는 일을 웃음거리로 만든다구요."

" 트레버, 나도 학생들을 쭉 지켜봤는 데, 너도 친구들이 너를 왜 괴롭히는지 생각을 좀 해보는게 어떻겠니? 너도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해서 어울리도록 노력해야해. 다른아이들이 그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좀 해보고 말이야..."


책속의 상담선생님은 되려 트레버에게 니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식으로 충고를 하였습니다.
트레버는 소위 왕따였습니다. 더럽고 못생겼기도 하거니와, 항상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영웅 만화를 그리고 있었거든요.




아무도 사전검열 따위는 하지 않아.
        이건 우리 학생들의 사이트니까.


책속에 등장하는 선생님과 엄마들은 양보와 겸양의 미덕을 강조하면서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겠거니, 학교에는 항상 행복과 정이 넘치는 곳인것 마냥 포장하기를 좋아하는 인물들입니다.
 선생님에게 학교 신문에 올릴 재미있는 기사를 중간에서 번번이 커트 당한 제이비는 컴퓨터 천재 아무르와 함께 학교 친구들이 깜짝 놀랄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게 됩니다.

' 너희들 내가 바보 같다고 놀려댔지? 두고봐 너희들이 죽고 못사는 멋진 사이트를 만들어줄테니까.'

학교에서 둘쨰가라면 서러울 비호감 두명이 학교사이트에 착수합니다. 그들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글솜씨와 컴퓨터 기술을 갖고 있었거든요.



얘들아 이 사진속의 아이가 누군지 맞춰봐.

       < 미국의 슈퍼 뚱보 >

사실 제이비와 아무르는 학교의 교칙이나 비합리적인 지시들에 대해 비판하거나 짜증나는 선생님 1위를 뽑는 용도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이트는 자신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익명의 아이가 올린 이 사진은 아이들의 관심을 온통 이 게으르고 탐욕스러워보이는 뚱보의 정체가 누굴까에 열올리는 광장이 되었습니다.



친구를 괴롭히지 않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예전에 성폭력을 가한 아이들도 평생 심리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별생각없이 장난으로 한 행동이 경찰서까지 불려가고 부모나 선생님들에게 미친X 소리까지 듣는 사태로 발전한 것이지요. 그만큼 자기가 한 짓이 얼마나 나쁜지 몰랐다고 합니다.
당연히 말이 안되지요. 어떻게 성폭력이 장난이 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생각없는 사람은 의외로 많습니다.
이 소설속의 아이들 또한 컴퓨터 뒤에 숨어서 한 아이를 완전히 난도질해버립니다. 그것은 학교생활로도 옮겨져서 이 아이는 실제로 모든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수난을 겪게 됩니다.






나도 모르게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를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집단 왕따 사건이 일어난 후 피해자인 여학생이 가출을 하고, 경찰이 가해자 중 한명을 적발해 정학을 시킨 이후 토론하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입장을 항변하고픈 아이들, 가해자와 피해자의 변화된 심리들이 그들이 보내온 자잘한 메일들을 통해 정리됩니다.

아이들이 죽고싶을 만큼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유, 
피해학생을 컴퓨터상에서 마구 난도질한 일이 나쁜 일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심리상태.. 
이런 모든 생각들이 독자들을 뜨끔하게 만듭니다.






이 책에 대한 어느 학생의 리뷰를 보았는 데, 가장 잘못한 학생은 누구일까에 대한 색다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가장 비난 받아야 할 사람은 그 사이트를 만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아마 독자들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 다르겠지만, 소설속의 학생들처럼 적극적인 명예훼손 뿐 아니라 수동적인 동조 조차도 친구를 얼마나 다치게 하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피해자가 가슴아플지 죽고싶을지 어떨지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는 것이지요.

"저 애는 따돌림 당해도 싸."
모든 학생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었으니까요.


청소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피해자의 심정을 생생하게 경험해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동안 한번도 피해자가 되어보지 않아서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