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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논평 : 남자만이 공감할 수 있는 공허한 웃음.

금 소설을 다 읽었습니다. 2005년 우수문학도서라는 말에 혹해서 이 책을 빌렸죠. 책 제목도 눈에 익었구요. 영화 제목이더군요.
첫장부터 초등학교 2학년이 일기장에 쓰는 말투와 꼭 같은 문체로 단순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를 끌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아빠는.. 이렇게 이어지는 문장은 귀엽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지속될 수록 남자의 시각에서 본 여자들 모습과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성들만 줄기차게 나오는 것이 좀 불편해지더군요. 어쩌면 남성들이 이 책을 읽고 배꼽을 잡고 넘어간다면 그 마음들을 너무 공감해서 그런거겠지요.

애정결핍이두남자에게미치는영향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전은강 (디오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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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세상은 여기 주인공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조금씩 약점과 결점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아웅다웅, 사소한 것에 목숨걸면서 싸우는 것이 인생이라고.
원래 유머는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티안나게 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이 책도 ' 너네들도 다 그렇잖아.' 라고 하는 것을 유머를 타서 풀어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고등학생인 아들과 그 아빠, 그리고 그 집에 세들어온 30대 이혼녀 미미입니다. 집주인인 아빠와 아들 현이는 이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지요. 그러면서 서로 마음에 들기 위해 온갖 유치한 짓을 합니다. 엄마를 닮은 이 여자를 능구렁이같은 아빠에게 줄 수 없다고 다짐하면서 아빠의 온갖 악행을 독자들에게 폭로하는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집안 내력인데, 큰아빠는 소금보다 훨씬 알갱이가 굵은 왕소금으로 그 짜기가 서해와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빠는 그보다는 덜 짜서 서해 비슷한 사해정도와 같다고 합니다. 아빠는 남의 약점을 잡아내 협박하는 방법으로 먹고 삽니다. 그런데, 그 약점 걸린 놈들도 남한테 몹쓸짓하다 아빠에게 꼬리를 밟힌 것입니다. 그래서 아빠는 정의의 이름으로 악행을 물리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죠.

이렇게 줄거리를 쓰다보니, 이야기가 아주 재미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기본 캐릭터가 우습다보니 에피소드에 간간히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아빠가 이혼녀에게 한 행동은 우습다기보다 불편했습니다. 남편이 없다고 자기가 소유하고 싶어한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떤 불편을 겪게 될지 본때를 보여주는 에피소드에서는 전혀 웃기지가 않더군요. 여자의 침실을 보기 위해 아들과 아빠가 교대로 창문을 열어놓는다던지, 여자가 운영하는 카페 수도관 근처에 물을 뿌려 동파사고를 낸다던지. 좋아하긴 하지만, 너랑 결혼할 생각은 없으니까 빵집 아저씨랑 잠을 자도 상관없다는 것... 나를 좋아하면 가게에 손님들을 유치해주고, 좋아하지 않으면 손님들을 거두어 매출이 떨어지게 하여 여자를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수법을 쓰죠.
남자는 여자를 자기 손아귀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채찍과 당근을 휘두르며 조련하죠.

자 남은 여자들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 할 때 남자들이 저렇게 괴롭힐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소설이 불편해지더군요. 미미가 재혼한 전남편을 불러들여 다시 자는 장면에서는 '남자한테 매달리지 않으면 도저히 살수가 없는걸까?' 라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죠. 아마 남자들의 시각에서는 아빠를 보면서 '저런, 얍삽한 놈' 하면서도 '따지고 보면 저 여자도 처녀 아니잖아?' 라고 하며 쉽게 이 에피소드를 대할 수 있을 것 같아 좀 씁쓸해지기도 하더군요.

이 소설은 TV코미디 '개그콘서트'처럼 사람에 따라 웃길수도 있고 불편해질 수도 있는 독특한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웃긴것 10%  어이없음 50% 나머지는 불편해하는 쪽이거든요. 이 소설은 딱 나에게 개그콘서트 같은 느낌입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아빠가 드디어 아빠를 좋아하게 된 미미에게서 정을 떼버리자 아들이 이때다 하고 미미를 만나 성욕을 느끼는 이상한 장면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조금 어이가 없죠. 보통 남자들에 대한 환상을 확실히 깨주는 소설이랄까...

른 분들도 소설을 읽어보고 나와는 다른 색다른 눈으로 작가의 깊이를 느끼시고 그 점을 가르쳐주시면 좋겠네요. ^^;;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전은강
출판 : 디오네 200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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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0.11.26 1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나 영화화가 된 책 리뷰가 많으시네요^^
    책으로 읽는 것이 더 재미난 작품도 있는 듯 해요...

    •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0.11.27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제가 영상매체를 좋아하다보니, 원작이 참 궁금하더라구요. ^^;;
      책은 방송보다 더 깊이가 있어서 비교하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2. Favicon of http://careernote.co.kr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10.11.27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은 어이가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__-;;;
    그런데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개콘이라,,,ㅋ
    그렇지만 방송과 영화와 소설은 서로 다를 듯,,,ㅎ

    •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0.11.27 16: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콘에 대해선 반발하실 분들 많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외에 다른 식구들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거든요. ^^;;
      방문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카리스마님.

  3. Favicon of http://gamjastar.tistory.com BlogIcon 또웃음 2010.11.27 14: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진정한 유머는 상대방이 모르게 비꼬는 것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드라마 중 시크릿 가든도 상당히 잘하고 있더군요.
    리뷰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

    •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0.11.27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시크릿가든도 누굴 비꼬는 건가요? 다소 직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 빠져있는 드라마예요.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