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저는 제 글쓰기에 문제가 많다고 느껴왔었습니다. 너무 감성이 메말랐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예전부터 도서관에서 '글쓰기 비법', '글쓰기 완성'등의 책표지는 몇번 만지작 거렸습니다. 그러나, 마땅히 제 수준에 맞는 글쓰기 비법책을 찾지 못해 읽지 않았습니다. 왠지 어릴적 국어책의 가르침처럼 시대에 맞지 않는 탁상공론이 아닐까 하는 의심때문이었죠.

 

"하수들에게는 진실조차도 가식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하수들은 습관적으로 진실을 포획하는 그물보다 가식을 포획하는 그물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가식과 진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기를 고수라고 착각하는 하수는 문제가 심각하다. 무슨 문제가 심각하냐고 묻는다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을 되새겨보라고 충언하고 싶다."

이 문장을 읽고 많이 뜨끔했습니다. 말로는 스스로 하수라고 떠들면서 사실은 나름 고수라고 생각해서 책을 펴낸 저자들을 우습게 알고 있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늘 저의 무의식이 궁금합니다. 오만과 편견이 담긴 무의식.

 

 

 이 책은 글쓰기 비법 책인데도 불구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철학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문장은 나쁜 놈은 글을 쓸 수 없다. 그런데, 나쁜 놈은 바로 "나뿐 놈"이다. 즉 가장 이기적인 놈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죠.
또, 위의 문장처럼 글을 쓰는 마음가짐에서 가장 소중히 해야할 것들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돈을 조금만 지불하면 되는 것들을 바라보는 눈이죠. 이외수 선생님은 코딱지 마저도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세상만물은 하찮게 태어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글에 돈과 명예와 쓸데없는 것을 가득 담아서 쓰지 말고, 소망을 담아서 쓰라고 말합니다. 광고글을 하나 작성하더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으면 읽는 사람의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지요. 내가 소망을 불어놓은 글을 쓰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정말
세상이 바뀐걸까요? 내가 바뀐 걸까요?

 

 

음.. 이 문장에서 또한번 무릎을 쳤습니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집밥은 왜 질리지 않고 항상 그리울까, 그것은 애정에 있다.
식당 주인도 손님에게 애정이 있으면 그 집은 왠지 맛있고, 자꾸 가고 싶습니다. 애정이 없는 밥은 뜨거워도 싸늘하죠.

빨랫줄

왜 당신의 마음은 세탁해서 널어놓지 않나요?

              - 이외수의 시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중에서

 

물론 글쓰기 비법책이니까 글쓰는 테크닉도 자세히 기술해놓으셨지만, 일단 제가 가장 마음에 와닿은 부분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미인이 되려면 외모를 가꿔야하고, 글을 잘 쓰려면 내면을 가꿔야 합니다. 그것이 이외수 선생님이 누누히 강조하는 것입니다.
테크닉을 익히려면 잘 쓴 소설책이나 시를 많이 읽어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 작가들이 글을 쓸때 얼마나 사람의 오감을 다 자극시키면서 글을 썼는지 생각하면 그들의 노고에 더 감탄하며 글을 읽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아직은 단어의 속성과 본성을 마음으로 느끼라는 이외수 선생님의 심오한 말뜻을 이해하고 실천하기에는 갈길이 너무 멀긴 합니다만......

빨랫줄 이라는 시 한구절에 압축된 의미를 저렇게 종소리가 들리도록 쓸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몇명 안될것입니다. 제가 좋은 글을 흉내낼 수는 없지만, 글의 힘을 느낀 것만도 훌륭한 수확이 아니었나 나름 평가를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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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jsjjanglove.tistory.com BlogIcon 영심이~* 2013.02.04 1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블로그 하면서 글을 참 잘쓰고 싶은데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저같은 사람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 집밥에대한 이야기 정말 와닿아요^^

  2. 김미정 2013.03.16 1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깊이 공감 해요저두 이책 읽어봐야할듯